[성명]
경남교육감 선거 무효표 7만여 표가 말하는 것
- 교육 현장에서 ‘말할 권리’가 필요하다.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라!
이번 경남교육감 선거에는 역대 최다 수준의 무효표가 나왔다. 지난 지방선거 대비 약 두 배에 달하는 7만여 표의 무효표는 교육 민주주의의 현 주소를 드러내는 심각한 신호다.
일부에서는 이를 교육감 선거만의 ‘깜깜이 선거’ 문제로 환원한다. 정말 그러한가? 다른 선거는 유권자들이 충분히 알고 찍는 선거인가? 경남도지사 선거의 무효표 역시 4만이 넘고 기초의원 선거는 몇인 선거구인지도 모르는 채 투표하는 유권자도 적지 않다. 지선뿐만 아니라 총선에 대해서도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정책선거가 어렵다 등의 비판이 계속 제기된다. 그럼에도 ‘깜깜이 선거’ 프레임이 반복적으로 교육감 선거에만 집중되는 것은, 그 귀결이 언제나 교육감 임명제 또는 러닝메이트제 도입 요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교육감 직선제를 흔들기 위한 논리적 발판으로 이 프레임이 기능해 왔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교육감 선거를 따로 하고, 교육행정이 일반 자치행정과 분리되어 있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한 교육의 자주성․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것이고, 1991년 이후 실시되어 온 지방교육자치에 따른 것이다. 이는 단순히 전문성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은 단기적 성과와 효율로 평가될 수 없으며, 지역 개발 논리나 행정 편의에 종속되어서도 안 된다. 헌법이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한 것은 교육이 권력의 도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교육감 직선제는 그 헌법적 원칙의 제도적 표현이며, 모든 후보가 정당 공천 없이 주민이 직접 후보를 세울 수 있는 유일한 선거다. 이 민주적 가능성을 훼손해서는 안 될 일이다. 특히 청소년처럼 기존 정치 대의 구조에서 배제된 집단의 이해가 교육 행정에 직접 반영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경로가 교육감 선거다. 이 경로를 임명제나 통합선거로 대체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후퇴다. 전교조경남지부는 그러한 방향의 제도 개편에 단호히 반대한다.
오히려 교육감 선거가 ‘깜깜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더 많은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교육 정책의 당사자인 교사와 교육공무원, 학생들이 선거와 관련하여 어떠한 발언도 의견 표명도 할 수 없는 현실,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누가 침묵하고 있는지를 보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가 분명해진다.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공론장에서 차단되는 한, 유권자는 언제나 정보 없이 투표장에 설 수밖에 없다. 정치기본권 없는 교육 민주주의는 공허하다. 교육 현장에서 정치와 선거에 대해 말할 권리를 돌려주는 것, 그것이 교육 민주주의에 있어 최소한의 조건이다.
무효표는 무관심의 결과가 아니다. 현장의 목소리가 공론장에서 차단되며, 참여할 구조를 갖지 못한 시민들의 응답이다.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고 교육 민주주의를 실현하라!
2026년 6월 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