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문 ]
준비없는 학생맞춤통합지원,
2026년 전면도입을 유보하라!
학생맞춤통합지원, 일명 ‘학맞통’이 내년부터 모든 학교로 전면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은 아름다운 언어로 쓰여 있다.
“학생의 학습참여를 어렵게 하는 기초학력 미달, 경제적ㆍ심리적ㆍ정서적 어려움, 학교폭력, 경계선 지능, 아동학대 등 다양한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소하고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교육받을 권리 향상을 위하여 이루어지는 지원”한다.
이 다양한 문제를 지금까지 학교가 외면했는가? 아니다. 학교는 대응해왔다. 그를 위한 학교 내 위원회가 열 개가 넘는다. 학생복지심사위원회, 마음건강위원회 등 학교 내 교직원들은 관련한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절차에 따라 노력해왔다.
그런데 2026학년도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학생맞춤통합지원제도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지자체와 외부기관, 즉 병원, 경찰서, 지역자활센터, 우리동네 NGO, 각종 재단 등과 연계해서 지원체계를 만들어야 하는 제도다. 서로 각자 체계도 다르고 이해관계도 다른 조직들간의 조율이 어려울 것은 불보듯 뻔하다. 이를 위해 학교 내 위원회들을 통합운영해서 학교 안의 일을 줄여주겠다는 것이 학생맞춤통합제도의 골자다.
법의 언어는 논리적이고 체계적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되는 언어는 다르다.
“업무담당자 1인에게 모든 것을 떠넘긴다.”
“모든 사회문제를 학교 담장 안으로 밀어넣는다.”
“위원회 실제로 줄일 수 없다.”
법은 통합을 말하지만, 현장은 집중을 경험한다. 교육당국은 단순화를 약속하지만, 현장은 과부하를 느낀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제도가 닿지 않는 복지사각지대의 학생들을 발굴하는 손길이 필요하다. 그런 지원을 교사들도 간절히 요청해왔다. 그러나 정작 제도는 지원이 필요한 학생 발굴부터 지원제도 매칭과 외부기관 연계, 현장 방문, 사례협의회 주관, 예산 집행 등 복지지원제도 운영 자체를 교사들이 담당하는 형태로‘전면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복지 국가가 감당해야 할 사회적 안전망의 구축 책임을 학교 담장 안으로 무책임하게 쏟아붓는 행위이며, 교사를 교육자가 아닌 행정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키는 처사이다.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이 지향하는 통합 지원은 학교 내부의 쥐어짜기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전문 기관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럼에도 교육당국은 오로지 학교 현장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
교육부의 매뉴얼은 1월에 공개된다고 한다. 도교교육청 매뉴얼 역시 아직 나와 있지 않지만 관리자들은 업무 분장을 서두르며 교사에게 학생맞춤통합지원 업무 담당자가 되기를 강요하고 있다.
교육청에도 협력체계가 없다. 위원회 정비도, 기관 조정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원팀도 꾸려지지 않았고 학교를 도울 힘이 없다. 경남지역은 학교 교육복지사 배치율이 8%에 불과하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는 자원이 없다. 돈도 사람도 확보되지 않았다. 학교와 교육청이 연계하려고 해도 연계할 기관이 없는 지역도 있다.
이것은 준비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준비가 없는 것이다. 준비라는 이름의 공백 속에서 시행을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학생맞춤통합지원 시행을 전면 유보하라.
이러한 현실에 분노하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2월 22일부터 일주일간 <학생맞춤통합지원 시행을 전면 유보 촉구 긴급교사 서명>을 조직했다. 일주일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동안 3,750명의 경남 교사들이 서명에 참여했다.
우리는 강력하게 요구한다.
하나, 교육부와 경남교육청은 2026학년도 시행을 유보하고, 전면 재검토하라!
하나, 각 학교의 학생맞춤통합지원 업무담당자 지정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국회와 교육부는 학생과 학교의 실질적 지원(예산 및 인력 확보 등)을 위해 법령을 개정하라!
하나, 경남교육청은 학생맞춤통합지원센터를 구축하여 학교와 학생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라!
2025년 12월 2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경남지부